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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설(逆說)의 미학(美學) 어릿광대의 소네트

가사가 아름다운 노래 소개

by 긍정의 아이콘 2024. 7. 27.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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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씩 삶에 의욕이 저하될 때 몇 년 전 대부도에서 본 서커스 공연을 떠올리곤 한다

 

1925년도부터 한국인의 애환을 달래주며 오랜 세월 유지되어 온 동춘서커스 단원들이

한국인이 아닌 중국 기예학교 출신인 중국인들로 채워져 있는 현실에는 마음이 아팠다

 

그러나, 관객들의 박수 하나로 목숨을 건 곡예를 펼치는 단원들의 공연에는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줄 수 밖에 없었다

 

또한, 한국에 정착해서 가정도 이루고 원하던 꿈을 위해 혼신을 다하는 이들에게 국적이

무슨 소용이 있을까?

 

그들의 삶을 마음속으로 응원할 수밖에 없었다

 

 

 

 

요즘 목소리 하나로 한국인들의 마음을 울리는 일본에서 오랜 무명생활을 견뎌온 "우타고코로

리에"라는 가수가 있다

 

노래를 포기하고 싶었지만 남편과 딸의 응원으로 여기까지 오게 되었다는 인터뷰를 본 적이 있고,

한국의 큰 무대에서 노래하게 된 것을 소녀처럼 즐기는 모습을 보니, 내 일 같이 기분이 좋았다

 

그중에서도 한일가왕전 마지막 경연에서 부른 이 노래는 참가한 한. 일 가수들을 비롯하여

많은 한국인과 일본인들에게서 찬사를 받았다

 

한일톱텐쇼 7회 한일가족의 밤에서 보여준 리에의 언니 "준"이 부른 어릿광대의 소네트도

많은 출연진들에게 감동을 주었다

 

오늘 소개해 드릴 곡인 어릿광대의 소네트 (道化師のソネット)는 역설(逆設)의 미학(美學)을

제대로 보여주는 명곡이다

 

 

 

어릿광대의 소네트(道化師のソネット)

 

 

笑ってよ 君のために 笑ってよ 僕のために

웃어줘 너를 위해서 웃어줘 날 위해

Smile for you, smile for me

 

僕達は小さな舟に 哀しみという荷物を積んで

우리는 작은 배에 슬픔이라는 짐을 싣고

We're carrying a load of sadness on a small boat

 

時の流れを下ってゆく舟人たちのようだね

시간의 흐름을 내려가는 뱃사람들 같네

It's like a boatman going down the track of time

 

君のその小さな手には

너의 그 작은 손에는

In your little hand

 

持ちきれない程の哀しみを

가질 수 없을 정도의 슬픔을

You're so sad that you can't have it

 

せめて笑顔が救うのなら

적어도 웃는 얼굴이 건져낸다면

At least if a smiling face gets you out

 

僕は道化師になれるよ

나는 광대가 될 수 있어

I can be a pierrot

 

笑ってよ 君のために 笑ってよ 僕のために

웃어줘 너를 위해서 웃어줘 날 위해

Smile for you, smile for me

 

きっと誰もが 同じ河のほとりを歩いている

분명 누구나 같은 강가를 걷고 있을 거야

I'm sure everyone's walking by the same river

 

僕らは別々の山を それぞれの高さ目指して

우리들은 서로 다른 산을 각각의 높이를 목표로

We're going to take different mountains and aim for their heights

 

息もつかずに登ってゆく 山びと達のようだね

숨도 쉬지 않고 올라가는 산사람 같아

We're like  mountain climbers who goes up without even breathing

 

君のその小さな腕に 支えきれない程の哀しみを

너의 그 작은 팔에 다 안기지 못할 없을 정도의 슬픔을

The sadness that you can't hold in your little arm

 

せめて笑顔が救うのなら

적어도 웃는 얼굴이 건져낸다면

At least if a smiling face gets you out

 

僕は道化師になろう

나는 광대가 되겠어

I'm going to be a pierrot

 

 

 

笑ってよ 君のために 笑ってよ 僕のために

웃어요 너를 위해서 웃어줘 날 위해

Smile for you, smile for me

 

いつか真実に 笑いながら話せる日がくるから

언젠가 진실하게 웃으면서 얘기할 수 있는 날이 올 테니까

Someday, we will be able to talk with a smile

 

笑ってよ 君のために 笑ってよ 僕のために

웃어줘 너를 위해서 웃어줘 날 위해

Smile for you, smile for me

 

笑ってよ 君のために 笑ってよ 僕のために

웃어줘 너를 위해서 웃어줘 날 위해

Smile for you, smile for me

 

 

 

이번 여름 트롯걸즈 재팬 1st 부산 콘서트 티겟을 구매하게 만든 우타고코로 리에(歌心りえ)의

명불허전 어릿광대의  소네트를 가슴으로 감상해 보자

 

노래 전주에 나오는 아름다운 피리 선율에 먼저 잽을 맞고 감상하게 된다

 

https://youtu.be/iC1Y-1pwbm0?si=stQ8zGsI88PWDW3O

명불허전 감동 그자체인 우타고코로 리에의 어릿광대의 소네트

 

 

다음으로는 일본의 음유시인으로 불리며 자신이 부른 모든 곡을 작곡, 작사한 사다 마사시

(さだまさし) 의 원곡을 그때 당시의 아련한 감성으로 감상해 보자

 

실제 사건을 배경으로 한 1980년(02월 25일) 발표한 곡으로 많은 일본인들의 공감을 받은

곡으로 이해하면 좋을 듯 하다

 

 

https://youtu.be/-KG1_unObvs?si=12dRy8sCFvCitdmb

원곡과 함께 쿠리하라의 삶을 이해할 수 있는 영화줄거리까지 담긴 영상

 

 

 

사람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원곡의 아련한 감성이 더 좋다는 감상평도 많다

 

 

이 노래가 만들어진 배경에는 쿠리하라 토오루의 삶을 재조명한 쿠사카 히로시의 저서인

" 飛べイカロスの翼 " (날아라 이카로스의 날개 / 쇼베이카로스 날개)를 영화한 동명 타이틀

영화의 주제가로 알려져 있다

 

영화에서 사다 마사시는 주연과 음악감독을 맡게 되는데, 원작의 줄거리를 간략히 소개해 드리면

다음과 같다

 

 

 

원래 사진작가가 꿈이었던 쿠리하라 토오루가 서커스 단원들을 취재하던 中 잡일꾼으로 키그레

서커스에 입단을 하게 된다

 

단원들과 가족같이 지내면서 정식단원이 되고 싶었던 쿠리하라는 그때 당시 일본사회에서는

나이가 들어 신체적 능력이 떨어지는 '놀림'이라고도 불리며 익살스러운 몸짓으로 인식되던 광대

역할을 희망했다

 

처음엔 대학졸업을 한 청년의 "호기(浩氣)" 정도로 여겼던 단원들도 쿠리하라의 열정에 감탄하여

기예를 가르치기 시작하였다

 

쿠리하라 역시 일류 광대를 목표로 팬터마임, 아크로바틱 기술, 줄타기 중앙에서 의자에

앉아서 하는 고난도의 기예까지 잠과 휴식을 아껴가며 노력하여 "광대의 쿠리짱"으로

아이들의 연예인이 된다

 

일본 서커스계에서도 "키그레에게 좋은 광대가 있다"라고 소문이 나게 된다

 

그러나, 마침 운명의 장난처럼 어느 날 줄타기 공연의 클라이맥스인 "의자에 앉아서 하는 포즈"를

끝내고 되돌아갈 무렵이었다

 

이미 가장 위험한 장면을 끝낸 단원들에 의해 방호망이 회수되고 있었고, 때마침 텐트 상부의 

통풍구로부터 돌풍이 불게 되어 그만 쿠리하라는 Stage 바닥에 떨어져 부상을 당하여 

빈사상태에서도 아이들에게 충격을 주지 않도록 당부하였다

 

실려간 병원과 서커스 데스크에 아이들로부터의 "쿠리짱"의 무사함을 바라는 전화도 결국

쿠리하라의 죽음을 막지는 못했다

 

쿠리하라에게 팬터마임을 가르쳤던 요네야마 마마코는 쿠리하라의 죽음을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이카루스(이카로스)에 비유하여 그 죽음을 안타까워했다

 

검색을 통해서나 유튜브 댓글에도 소개가 되어 있으니, 찾아보면 더 자세한 내용을 알 수 있다

 

 

 

 

이 곡을 부른 우타고코로 리에는 몸에 힘을 빼고, 목소리를 높이지 않고 자연스럽게 표현하는

일본인의 감성을 잘 드러낼 뿐만 아니라, 아름다운 가성(假聲)에서 나오는 목소리가 듣는

이의 심장에 박힐 만큼 노래를 탁월하게 잘한다

 

또한, 저런 스킬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젊은 나이에 시작하여 남다른 노력을 기울인 사람만이

가능한 일이 아닐까 생각해 보게 된다

 

실제로 30년이라는 무명 생활을 버텨냈다고 하니 인내력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런데, 아름다운 노래와는 별개로  "어릿광대의 소네트"라는 제목이 문득 궁금해질 수 있다

 

검색을 해보면 'sonnet'란 유럽에서 나온 정형적인 서정시 형식의 하나로 옥시탄어 'sonet'과

이탈리아어 'sonetto'에서 나왔다고 한다

 

13세기까지 엄격한 압운형식과 특수한 구성을 따르는 14 행시를 의미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정형성은 변질되었다

 

소네를 많이 쓴 유명 작가로는 페트라르카, 셰익스피어, 단테, 스펜서 등이 있다

 

그중에서도 신 중심의 중세문학에서 인간의 감정과 사랑을 노래한 프란체스카 페트라르카

(최초의 르네상스인으로 불림, 시인)의 '칸초니에레(Canzoniere)이다

 

프랑스 남동부 지역인 아비뇽에서 만난 '라우라'라는 여인을 짝사랑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

총 366편의 서정시로 단테의 신곡과 더불어 서양 시문학을 대표하는 작품이다

 

지금의 아비뇽은 연극과, 성곽으로 유명한 세계 예술축제가 열리는 예술의 도시로서 관강객을

맞이하고 있다

 

참고로 1907년 파블로 피카소의 그림으로 유명한 '아비뇽의 처녀들"은 한 번쯤은 들어보았을

것인데, 여기서의 아비뇽은 스페인 바르셀로나 아비니호가(아비뇽거리)를 말한다

 

아비뇽의 처녀들은 가장 큰 찬사와 악평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작품으로 독자들이 판단할
문제이다

 

 

" 이카루스(이카로스)의 날개"에 대한 그리스 신화 얘기를 소개해 드리면 다음과 같다

 

크레타의 공주 아리아드네 공주에게서 실타래를 이용하여 미궁을 빠져나오는 방법을 들은

다이달로스가 아들 이카루스와 함께 미궁을 빠져나오기 위해 미궁의 작은 창으로 날아

들어오는 새의 깃털을 모은다

 

아이러니하게도 미궁을 만든 다이달로스가 미궁에 갇히게 된 것이다

 

그래서, 꿀벌들이 집을 만들 때 쓰는 재료로 자기와 아들의 몸에 밀랍으로 날개를 이어 붙여서

탈출하기 위해서 커다란 날개를 만들었다

 

비행을 하기 전에 다이달로스는 이카루스에게 태양과 바다 중간사이를 비행할 것을 다짐을

받아 두었다

 

바다 가까이 비행하면 습기로 인하여 날개가 무거워지고, 태양 가까이 가면 밀랍이 녹아서

떨어지게 된다는 것을 설명하였으나, 탈출에 성공한 이카루스가 아버지의 경고를 잊고

태양 가까이 날다가 바다로 추락하고야 만다

 

삶의 정점이나 인생의 화려한 무대가 한 번 열리고 나면 반드시 꺾이게 되는 인생의 법칙을

말해주는 게 아닌가 싶다

 

 

사다 마사시가 부른 곡이나 우타고코로 리에가 부른 어릿광대의 소네트를 듣다 보면

노래 가사는 계속 웃어라고 하는데 노래를 듣는 이로 하여금 계속 울게 만든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오늘은 오랜 무명생활을 견디고 조국인 일본이 아닌 대한민국에서

먼저 보물을 발견해 준 보답이라도 하듯 대한민국의 국민들의 마음을 정화시켜 준 노래로

아무 편견 없이 들어볼 것을 추천해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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